자유북한운동연합
 
표현의 자유 제한하며 남북대화할 것인가
 글쓴이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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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가 또다시 꼬이고 있다.

북한이 남북대화 재개에 여러 조건을 제시하며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7일 대변인 담화에서 "2015년에는 '북한의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 등을 비난하며, 남한 정부가 대북전단과 흡수통일, 한미합동군사연습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위는 특히 남한 정부가 '표현의 자유', '체제 특성' 등을 거론하며 대북전단 살포 저지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면서, "이런 당국과 열 백번 마주앉아야 북남관계에서 대전환, 대변혁을 가져올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이치"라고 말했다.

같은 날 평양방송은 김정은 암살을 다룬 코미디 영화 '더 인터뷰'를 담은 USB의 대북 살포를 예고한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를 지목해 "피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테러위협을 가했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 국민의 신변을 위협하는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며 "북한은 우리 국민을 위협하는 언행을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이제 선택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즉,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며 남북대화를 추진할 것인가 아니면 남북대화보다 표현의 자유를 우선시할 것인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대북 전단 문제와 관련한 정부의 입장은 뭔가 확실하지 않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한 정부의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주민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그런 점에서 필요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대북전단 살포에 직접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대북 전단 풍선을 향해 남쪽으로 고사총 사격을 가했으며, 류장관이 말하는 주민안전은 이 사건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류장관의 발언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 체제의 기본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는 없다"는 다른 당국자의 발언과 배치된다. 도대체 정부 입장은 무엇인가.

정치권은 더 한심하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최근 정부에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규제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남북대화보다 중요한 것은 자유민주주의체제의 핵심 가치를 수호하는 일이다.

표현의 자유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소신없는 엉거주춤한 입장은 최근 미국 소니 영화사 해킹이나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엡도' 테러에 대한 외국의 단호한 태도와 대비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소니영화사 해킹이 미국의 핵심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공격한 것이라며 해킹의 주범으로 지목된 북한을 제재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또 샤를리 엡도 테러 직후 프랑스는 물론 유럽은 물론 세계 전역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테러를 규탄하는 집회가 잇따르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어떤 야만적 행위로도 언론 자유를 격침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표현의 자유를 언급하면서 프랑스인과 미국인이 공유해온 보편적 가치가 공격받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민주주의의 기본인 언론 자유를 공격한 것이며, 이는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대북 전단문제도 기본적으로는 표현의 자유에 해당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북한이 고사총 사격을 한다는 이유로, 또 테러 위협을 한다는 이유로 우리의 기본적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발상은 위험하고 개탄스럽다.

그런 논리라면 북한이 대남 사격을 해대며 요구하는 일은 무엇이든 들어줘야 한다. 북한의 대남 사격이나 테러는 어디까지나 국가안보 차원에서 대처해야 할 도발행위이다. 그것을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연합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