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북한운동연합
 
종이 폭탄
 글쓴이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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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북한운동연합 소속 회원들이 지난 5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 자유의다리에서 대형 풍선에 대북 ‘삐라’ 10만장을 북으로 날려보내고 있다.

[한마당―이강렬]

심리전은 '명백한 군사적 적대 행위 없이 적군이나 상대국 국민에게 심리적인 자극과 압력을 주어 자기 나라를 정치·외교·군사면에서 유리하도록 이끄는 전쟁기술'이다. 총이나 미사일 같은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사람의 마음을 이용하는 최고의 전쟁기술이라고 하겠다.

손자(孫子)도 "전쟁은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적의 의지를 꺾어서 이기는 게 더 낫다"고 부전승을 강조했다. 심리전의 고전은 한나라 유방이 초나라 항우를 궤멸시킨 '사면초가'라고 할 수 있다. 근대적인 심리전은 1·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 등을 통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현대 심리전의 가장 보편적인 수단은 삐라다. 삐라라는 용어는 일본어의 비라(びら)에서 유래했고, 일본말 비라는 영어의 전단 혹은 포스터를 의미하는 빌(bill)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이다. 심리전에서 이 삐라는 '종이 폭탄'으로 불릴 정도로 대단한 위력을 발휘한다.

남북이 심리전의 수단으로 서로에게 삐라를 보낸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6·25전쟁 중에 유엔군은 북한 군인들의 투항과 귀순을 촉구하는 엄청난 양의 삐라를 비행기로 뿌렸다. 종전 후는 남북한이 상대 체제를 비난하고 자기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삐라를 풍선에 실어 쉼없이 살포했다. 2004년 6월 이후 양측의 삐라 살포는 공식적으로 중단됐다.

북한은 최근 남한의 민간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FFNK)이 북으로 보내는 삐라를 문제 삼아 남북대화를 전면 중단하고 개성공단 폐쇄를 위협하는 등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내고 있다.

이는 외부와의 철저한 정보 차단을 통해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북한체제가 삐라로 인해 흔들리고 있다는 반증이다.

북한은 남한의 체제를 흔들기 위해 인터넷, 라디오 등 온갖 심리전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 고도로 훈련된 해커부대를 비롯해 사이버 심리전 부대를 운용하고 있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그런 북한이 남측 민간단체가 보내고 있는 삐라에 맞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감내하며 남북교류를 중단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보면 '종이 폭탄' 위력이 대단한 것임이 틀림없다./국민일보/이강렬 논설위원 ry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