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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라'의 위력 <北 ‘남북관계 전면차단’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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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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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6일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을 통해 남북관계 전면차단 등 강경발언을 쏟아낸 이유로 많은 전문가들이 삐라(대북선전물) 살포를 꼽으면서 ‘삐라의 위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일 군사실무회담에서 남측의 ‘삐라 살포’ 행위가 남북간 합의 위반이라며 이 행위가 계속될 경우 개성관광, 개성 및 금강산 지구 내 남측 인원 추방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통일부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일부 탈북자단체는 10일 북한 체제를 비난하는 내용이 담긴 삐라를 대량으로 살포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과 대북 인권 개선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수전 숄티 디펜스포럼 회장 등은 북한 노동당 창건 63주년인 이날 서해 해상에서 삐라 10만장을 애드벌룬에 매달아 북측으로 보냈다. 이들 전단지에는 ‘6·25 전쟁의 진실’, ‘북조선이 망한 이유’, ‘김정일은 과연 어떤 인간인가’ 등 북한 체제와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을 공격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삐라가 북한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에 대한 정보가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됐고, 이것이 북한 정부를 극도로 자극했다고 보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최근 탈북자 단체 등이 김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문제를 담은 삐라를 북한에 보내 민심동요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이 11일부터 김 국방위원장의 ‘건재’를 과도하게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일 촬영시점이 불분명한 사진을 한꺼번에 10장씩이나 공개했는데, 국제사회를 교란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국내용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북한문제 전문가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사실상 제한이 없어지면서 과거보다 훨씬 많은 삐라가 북한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삐라로 인해 북한 주민에게 정보가 전달되면서 내부에서 동요가 있는 것 같고 이로인해 좀 더 강력하게 남한측에 항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이 16일 ‘남북관계 전면차단을 포함해 중대결단’을 운운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의 견해는 엇갈렸다. 상당히 심각한 문제로 개성공단 폐쇄까지 갈 수도 있다는 의견부터 내부 사상교육을 위한 일상적 협박으로 크게 무게를 둘 필요가 없다는 의견까지 다양했다.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전문가들은 북한이 강경하게 나오는 주요 이유로 삐라(대북선전물) 살포를 꼽았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INSS) 평화기획실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남측 단체들의 삐라 살포에 대해 감정이 안 좋은 것 같다”며 “‘전면차단’이나 ‘중대결단’ 등의 표현은 보기 드문 것이고 특히 ‘중대결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내리는 것으로 최근 거의 안 나왔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어 “상당히 강력한 협박으로 중대결단은 서해에서 군사적 도발도 배제할 수 없다”며 “북한은 향후 간헐적인 도발 등을 통해 남남갈등을 조성하려고 할 것이고 이명박 정부를 곤혹스럽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삐라문제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행동하겠다는 신호로 북한의 뜻이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며 “북한은 체제와 연관되거나 김정일 위원장을 문제 삼으면 심하게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북한은 후속조치로 개성관광 및 개성공단 중단까지 곧 취할 수 있다”며 “이명박 정부가 비핵·개방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실질적으로 대화의 틀을 만들어놓고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북한은 삐라사건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남북 경색상황에서 이에대해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사태를 안이하게 볼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은 “북한이 후속조치로 경제협력사무소의 민간인 철수 요구와 함께 개성관광 중단 및 개성공단 폐쇄 위협까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단순 협박’으로 인식하는 전문가들은 북의 선전선동에 빠져들지 말고 정부가 기존의 정책을 추진해줄 것을 당부했다.
익명을 요구한 북한문제 전문가는 “북한의 협박을 실제로 할 것처럼 읽어서는 안된다”며 “이번에는 특별한 메시지도 없고, 일상적인 것으로 북한 주민에게 사상교육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성관광 중단이나 개성공단 폐쇄 가능성을 일축하며 “정부는 기존의 정책을 유지해가면 된다”고 말했다./문화일보
신보영·심은정기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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