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와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5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만난 뒤 "대북 전단 살포를 당분간 자제하고 북한의 태도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탈북자인 박상학 대표는 박 대표로부터 "북측이 전단을 구실로 강경조치를 취하고 있으니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북한 주민들은 알 권리도 없느냐"며 눈물을 흘리면서도 받아들였다.
두 단체가 전단 살포 중단을 결정하기까지는 내부에서 반대 의견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북한의 잇단 압박으로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어려움에 처하고 남북관계가 경색된 현실을 감안해 두 대표가 중단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두 단체가 지난 5년 동안 북한 주민을 개안(開眼)시키고 납북자 생존을 확인하기 위해 해온 전단 북송을 일단 접은 것은 우리 사회가 전단 살포를 둘러싸고 더 소란스러워지는 것을 막겠다는 대승적(大乘的) 자세라고 평가할 만하다.
북한은 지난 10월 2일 처음으로 "전단 살포가 개성공단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위협했다. 2003년부터 계속돼 온 전단 살포를 두고 지난 정권 때는 가만있다가 새 정권이 들어서자 트집을 잡고 나선 것이다. 북한은 점차 협박 강도를 높여가더니 지난 1일 육로 통행을 제한·차단하고 우리측 개성공단 체류인원 1628명 중 748명을 쫓아냈다.
이제 우리측 집권당이 성의를 보이고 대북 인권단체들이 전단 살포를 중단한 만큼 북한이 두 달 넘게 개성공단을 볼모로 잡고 가해왔던 협박의 이유와 구실이 사라진 셈이다. 북한은 당연히 개성관광 중단과 개성공단 압박을 비롯한 여러 유·무형의 위협적 조치들을 스스로 거둬들이고 남북관계를 복원시켜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이명박 정부 길들이기'나 '남남(南南)갈등 조장' 같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개성공단과 아무 상관도 없는 전단 살포를 물고 늘어졌노라고 고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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