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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쇼윈도, 북한권력 3인방의 역할 없는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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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관리자
 조회 : 3,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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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서·최룡해·김양건 등 권력핵심으로 꾸려진 북한 대표단이 4일 인천방문을 마치고 평양으로 돌아갔다.
왜 왔었을까.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했던 북측 선수단성원들을 격려하려 왔다”는 것 외에 남긴 말조차 별로 없는 이들의 방문은 ‘하루 전에 통보’됐고 ‘하루 만에 되돌아갔으며’, ‘하루 동안 온갖 억측을 낳게 했지만 답을 찾지 못했다’는 일화를 낳았다.
과연 이들은 하루 동안의 ‘전격방문’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했을까.
그에 대한 답을 엉터리 ‘북한전문가’나 목전의 시청률에 목을 맨 TV방송에서가 아니라 북한과 국제사회가 말하는 저들 일행의 ‘방한 평’에서부터 풀어보는 게 수순인 듯하다.
황병서 일행이 떠나는 순간부터 북한에서는 “최소한의 충신들로 꾸려진 우리일꾼들이 장군님(김정은)의 뜻을 받들어 남조선에 들어갔고(오전), 이번 아시아게임에서 승리한 우리선수들을 격려하는 등 하루 종일 적진을 뒤흔들고 있다(오후).”는 말이 나 돌았다.
외신들 역시 황병서 일행의 한국 방문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는바 AP, 로이터 통신 등은 저들의 행보를 긴급뉴스로 전하는가 하면 “북한의 2인자를 포함한 핵심인사들이 한국을 깜짝 방문했다”면서 주로 “이번 북한의 방문으로 팽팽한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 놓았다.
결국 현재의 ‘김정은은 건재할 뿐 아니라 북한의 2인자라고 하는 황병서 등을 의미가 크게 없는 인천아시안게임에 파견할 만큼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 확인시킴과 동시에 ‘김정은이 마음만 먹으면 남북관계의 새로운 전기조차 마련될 수 있다는 억측’을 전세계에 확산시킨 꼴이 되었다.
이러한 결론은 인천을 방문한 황병서 일행의 언행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바 저들은 ‘대통령이 만날 수도 있다는 우리 측의 배려’를 ‘일정을 이유로 정중히 사양’했는가 하면 그 흔했던 ‘우리민족끼’리나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같은 기존 입장조차 모르쇠로 일관하며 오로지 ‘우리선수 격려차 왔음’만을 확인 재확인 시키고 돌아갔다.
이처럼 처음부터 ‘오로지 한 우물만을 파겠다’는 의도가 명백했음에도 북한 권력의 핵심 3인방이 온다는 소리에 우리정부는 얼이 빠졌고, 북한의 쇼윈도에 말려들어 저들의 입만 바라보는 비참한 처지에 빠져버렸다.
다른 한편에서는 하루 전까지만 해도 우리 대통령을 향해 입에 담기 어려울 만큼의 욕설을 퍼 부었는가 하면 ‘대화가 아니라 투쟁으로 통일전선을 펼치겠다’던 노동당 대남정책 수장들이 왔음에도 ‘대통령이 저들을 만나 그 무엇을 풀어야 한다’고 기를 박박 쓰는 사람들이 나타나 목소리를 높이기도 하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됐다.
그런 와중에도 참으로 이상했던 건 북한의 핵심권력자여서 우리 대통령이 꼭 만나주어야 한다는 저들이 ‘김정은이 보낸 사람들’이라는 데는 이의를 다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으로, 이는 또 다른 말로 저들이야 말로 김정은이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해야 하는 독재정권의 하수인들임을 인정하면서도 ‘대통령이 꼭 만나야 하는 대상’으로 격이 올라가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온종일 어필되었던 것이다.
다시 결과론적으로 살펴본 황병서 일행의 인천방문 목적은 첫째로, 이른바 미녀응원단이 왔던 것 보다 적은 인원, 적은 시간을 투자해 ‘김정은의 위상’을 남한과 전세계에 과시하려 했다는 것이며 둘째로, 발목수술 등 온갖 와병설과 내부 쿠테타 설 등에 휘말린 김정은으로부터의 ‘완벽한 시선 돌리기’였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그렇게 황병서·최룡해·김양건 등은 ‘닭 쫒던 개들이 달을 보며 짖는 사이’ 김정은의 지시만을 묵묵히 받든 채 평양으로 유유히 사라져 버렸고, 하루 만에 나타났다 하루 만에 사라지는 복작 소동을 부리면서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들이 쌓은 공적을 납작하게 눌러놓고 북측의 몇 개 금메달만을 부각시켜 놓은 혁혁한 업적조차 남겨놓았다. 그럼에도...
* * *
그래서 더 불거지는 의혹이 있다. 과연 김정은의 건재와 의연한 권력행사를 증명하기 위해 이정도의 깜짝쇼가 필요했을까 하는 것으로, 북한의 속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북한의 잘잘못에 대해 감각을 갖고 대응하는 탈북자들의 주장이 혹 대답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과거 김정일의 경호원이었고 ‘나는 김정일의 경호원이었다’는 책을 펴낸 탈북자 이영국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김정은의 병세가 오래갈 것 같고 따라서 한동안 김정은이 나타날 수 없는 형국이 예상된다”고 했으며, 북한인민해방전선 최정훈 사령관은 “김정은이 중병까지는 아니어도 외형적으로 문제가 생긴 것이 분명하며 앞으로 목발을 짚거나 휠체어를 타고 나타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 놓았다.
결국 북한당국의 고백과 같이 ‘김정은은 불편한 몸이 되어 버렸지만’, ‘그 지도력과 통솔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이번 황병서 일행의 한 판 쇼가 연출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고, 따라서 저들이 웃고 돌아갔지만 웃는 것이 아니었을 것이고, 시간에 쫒기는 것 역시 북한이라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다.
자유북한방송/김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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