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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의 국회에 상정된 북한인권법안의 연내 처리가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북한 인권 운동을 하고 있는 민간단체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둘러싼 여야간 합의가 진통 끝에 도출되면서 각종 법안에 대한 심사가 재개된 가운데 국회 외교통상위원회는 3일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열고 여당과 야당이 각각 상정한 북한인권 관련 법안을 심사했다고 북한전문매체인 자유아시아방송이 전했다.
하지만 오후 2시에 시작된 법안 심사 소위는 한 시간만에 끝났다. “야당이 북한인권법 제정과 관련한 공청회를 한 번 더 갖자는 요구를 굽히지 않아 회의가 더 진행될 수 없었다”고 이번 사안을 잘 아는 국회 관계자가 해당매체에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의가 “허무하게 끝났다”고 표현하면서 “법안의 연내 처리는 예상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국회는 오는 9일 마지막 본회의를 끝으로 2014년도 정기국회 일정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임시국회가 소집되더라도 여야 합의에 따라 공청회 개최 후 법안을 다시 심사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연내 처리는 불가능해 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그간 북한인권법의 제정을 위해 노력해 온 민간 단체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유엔총회 제3위원회의 북한인권결의안 통과로 조성된 열기가 남한 국회로는 전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태훈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상임대표: 북한인권법의 제정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한 설명은 다 끝났다고 본다. 더 이상의 공청회는 결국에는 시간만 지체하는 시간 벌기용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남한 국회의 외교통일위원회 법안 심사 소위는 애초 지난달 27일 북한인권 관련 법안 2건을 심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새해 예산안 처리를 둘러싸고 야당 의원들이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하면서 법안 심사는 연기됐다.
외교통일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전체회의를 열고 여야가 개별 발의한 북한인권 관련 법안을 일괄 상정한 뒤 절차에 따라 법안심사소위로 넘긴 바 있다. 심사 대상은 여당인 새누리당의 김영우 의원이 대표 발의한 ‘북한인권법안’과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심재권 의원이 대표 발의한 ‘북한인권증진법안’이다.
김영우 의원이 지난달 21일 대표발의한 법안은 법무부 산하에 북한인권기록보존소를 설치해 북한 인권 침해 사례를 수집하도록 하고 통일부장관이 북한인권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심재권 의원이 지난 4월 대표발의한 법안은 북한 주민을 위한 민생 지원 뿐 아니라 자유권, 즉 정치적 권리 증진도 함께 추진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법안 심사 과정에서 최대 쟁점은 북한인권 관련 민간단체에 대한 지원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은 통일부 산하에 설치되는 북한인권재단이 관련 단체에 대한 지원 역할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야당은 이 규정이 대북 전단 살포 단체에 예산을 지원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북한인권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것은 지난 2005년 6월 이후 모두 19건입니다. 하지만 여야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모두 자동폐기된 바 있다.
외국의 경우 북한인권법은 이미 10년 전에 만들어졌다. 미국은 2004년에, 그리고 일본은 2006년에 북한인권과 관련한 법안을 통과시키고, 이에 기초해 북한 인권운동 단체와 탈북자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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