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북한운동연합
 
[김성민의북한문학] 마약과 탈북자
 글쓴이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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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9일. 중국에서 히로뽕을 들여와 투약하고 일부를 국내에 유통시킨 혐의로 남파공작원 출신 탈북자 안명진씨가 경찰에 구속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보다 앞서 7월 7일(토요일)저녁, 자유북한방송국으로 탈북자 H씨가 전화를 걸어왔고, 안명진씨의 구속여부에 대해 알려온바 있습니다.

월요일 아침, 안명진씨가 수감되어 있다는 동작경찰서에 전화를 넣어 면회승인을 얻었고, 10시경 경찰서 면회담당자에게 찾아온 사연을 이야기했습니다. 안명진의 주민등록증 이름이 지금껏 알려진 것과 다르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만, 한시간전에 통화를 했던 경찰서 면회담당자가 상부의 지시가 방금 내려와 면회는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상급이 서울시경찰청 마약수사대란 사실과 시경찰청 마약수사대를 통해 또 다른 윗선의 지시에 의해 면회가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여기저기 탈북자 관련부처들에 부탁을 해 보았지만 문제의 안명진과 만날 수 없었습니다.

제가 안명진씨를 꼭 만나고 싶었던 것은 본인을 직접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기 전에는 사건을 믿을수가 없다는 오기 때문이었고, 슬프지만 마약사범이 된 명진이를 도와야 한다는, 탈북자로서의 同病相憐 때문이었습니다.

마약이 나쁘다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과 회장시절 마약관련 탈북자들의 탄원서를 여러번 법원에 제출한바 있습니다. 탈북자들이 마약에 노출되는 경로의 단순성과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二元化를 겪는 과정에 대표되는 피해사례라는, 조금은 억지스러운 토를 달면서 말입니다.

안명진씨의 경우도 다를바 없을 것입니다. 그가 공작원 출신이고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자문제의 단초를 제공한 사람이라고 사건의 의미를 확대해석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보다 먼저 그도, 탈북자의 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고향으로 가는 길은 있으되, 갈수가 없는 사람.
그리운 사람들은 있으되 만날 수가 없는 사람.
김정일 독재치하에 부모형제를 피해자로 노출시킨 속죄의 무거운 멍예를 평생토록 끌어야 할 사람. 더하여, 한때의 정치적 이용가치도 상실당한 한 탈북자의 허탈한 마음속에 마약의 유혹은 보통의 사람을 능가했을 것입니다.

그러한 탈북자 안명진의 마약관련 이야기가 기사를 위한 기사만 되는 것은 안타깝고 슬픈 일입니다. 특히 일본의 언론들이 ‘안명진 마약사건’과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결부시키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피해갈뿐더러 엉뚱한 문제가 회자될 좋지 않은 여운조차 남기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기자수업 한번 못 받은 탈북자이지만 사회정의를 일으키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기사가 나와 구렁텅이에 빠진 탈북자 한사람 손잡아 줄 수는 없을까, 소원해 봅니다.